문제 제기
지난 글에서 이 시스템의 기대값이 마이너스(-0.86%)라고 썼다. 원인을 찾다 보니 손절로 끝난 거래가 유독 크게 잃고 있었다.
| 청산 유형 | 건수 | 평균 손익 | 평균 보유 |
|---|---|---|---|
| 로테이션 청산 | 70건 | +0.87% | 5.0일 |
| 트레일링 청산 | 19건 | +1.69% | 4.5일 |
| 손절 | 19건 | -9.39% | 11.2일 |
손절 19건이 전체 112건의 17%인데, 이 17%가 전체 성적을 끌어내리고 있다. 그래서 19건을 하나씩 다 열어 봤다. 예상과 다른 게 나왔다.
손절선을 지키지 못하고 있었다
이 시스템은 진입할 때 손절가를 정해 둔다. ATR(변동성)을 기준으로 계산하고, 그 아래로 내려가면 판다. 규칙 자체는 명확하다.
그런데 실제 체결가를 손절가와 비교해 보니 19건 중 16건이 손절선보다 낮은 가격에 팔렸다.
대부분은 호가 한 틱 수준이다. 0.5%p 이상 벌어진 건 9건이고, 이 9건이 평균 -3.22%p를 더 잃었다. 아래는 그 9건이다.
| 종목 | 손절선 대비 체결가 | 최종 손익 |
|---|---|---|
| 월마트(WMT) | -8.75% | -16.05% |
| SGC에너지 | -6.63% | -23.37% |
| 삼성SDI | -2.80% | -24.93% |
| 비에이치 | -2.54% | -10.49% |
| NHN | -2.37% | -10.18% |
| PLTR | -2.02% | -17.32% |
| 퀄컴 | -1.91% | +4.83% |
| 솔루엠 | -1.07% | -9.13% |
| LG씨엔에스 | -0.86% | -1.01% |
나머지 10건은 손절선 근처(-0.34% ~ +3.90%)에서 잘렸다. 문제는 위의 9건이다.
월마트는 손절선보다 8.75% 아래에서 팔렸다. 손절가를 정해 둔 의미가 없어 보인다.
그래서 이 건의 레코드를 열어 봤다.
| 항목 | 값 |
|---|---|
| 유입 경로 | reconcile_adopt — 스캐너 진입이 아니라 기존 보유를 시스템이 뒤늦게 채택 |
| 진입(채택) | 2026-07-04 · $132.72 |
| 손절선 | $106.07 → $122.10 으로 재산정 (원가 대비 -8% 하한 규칙) |
| 재산정 시점 고점 | $114 |
| 청산 | 2026-07-09 · $111.42 (-16.05%) |
숫자를 순서대로 놓으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인다. 손절선이 위로 옮겨졌는데 그 시점 주가는 이미 $114 근처였다. 새 손절선이 시가보다 위에 놓인 것이다.
그러니 "손절선보다 8.75% 아래에서 체결"은 호가가 밀린 게 아니다. 닿을 수 없는 위치에 손절선이 있었고, 그 값과 체결가를 뺀 산술이다.
재산정 자체는 이유가 있는 조치였다. 채택 포지션의 손절폭이 무제한 ATR 기준이라 원가 대비 -18~-21%까지 벌어지고 있었고, 그걸 -8%로 조인 게 이 규칙이다. 문제는 이미 그 아래로 내려간 포지션에도 같은 규칙이 그대로 적용됐다는 점이다.
왜 이런 일이 생기나
손절선 아래에서 체결되는 이유는 크게 셋이다.
- 갭하락 — 전날 종가와 다음날 시가 사이에 손절선이 끼면, 시가부터 이미
손절선 아래다. 이건 어떤 손절 로직으로도 피할 수 없다.
- 체크 주기 — 이 시스템은 2분마다 가격을 확인한다. 그 2분 사이에 급락하면
확인했을 때는 이미 손절선을 지나 있다.
- 시장가 주문의 슬리피지 — 손절선을 넘긴 걸 확인하고 시장가로 던지면
호가가 얇을 때 더 아래에서 체결된다.
이 셋 중 무엇이 주범인지 기록으로 갈라 봤다.
유동성은 주범이 아니다. 위 9건에는 월마트와 퀄컴이 들어 있다. 세계 최대 유통주와 미국 대형 반도체주다. 호가가 얇아서 밀렸다는 설명이 성립하지 않는다.
9건 중 4건이 스캐너가 고른 종목도 아니었다. reconcile_adopt — 이미 계좌에 있던 보유분을 시스템이 뒤늦게 채택한 포지션이다. 이 경로로 들어온 종목은 진입가도 손절선도 사후에 붙는다. 월마트가 그 대표 사례다.
국내 손절의 평균 손실(-10.52%)이 미국(-8.14%)보다 큰 건 사실이다. 다만 그건 손절선이 얼마나 넓게 잡혔나의 문제이지 체결이 밀린 폭과는 다른 이야기다.
그래서 남는 결론은 이렇다. 문제는 시장이 아니라 우리 규칙이다. 정확히는 "손절선을 어떻게 정하고, 언제 확인하고, 어떤 주문으로 던지는가" 세 가지이고, 셋 다 우리가 고칠 수 있는 것이다.
오래 들고 있을수록 크게 잃었다
또 하나. 손절 19건을 보유기간으로 나눠 보면:
| 보유기간 | 건수 | 평균 손실 |
|---|---|---|
| 5일 이내 | 9건 | -8.12% |
| 5일 초과 | 10건 | -10.53% (평균 19.5일) |
가장 오래 들고 있던 건 KT 41일(-8.05%), KT&G 41일(-1.01%), PLTR 24일(-17.32%), SGC에너지 23일(-23.37%)이다.
이긴 거래의 평균 보유기간이 5.7일인 걸 생각하면, 20일 넘게 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신호였을 수 있다. 추세추종 전략에서 진입 후 3주가 지나도록 목표에 못 갔다면 그 논지는 이미 틀린 것에 가깝다.
이미 고친 것과, 아직 못 고친 것
이 기록을 뽑기 전에 이미 손을 댄 게 있다. 손절폭이 무제한 ATR 기준이라 고변동성 종목에서 설계 손절이 -13~-23%까지 벌어지던 문제(삼성SDI 실현 -24.93%가 그 사례다)를 확인하고 손절폭 하드캡 10%를 넣었다. 채택 포지션의 손절선을 원가 -8%로 조인 것도 같은 작업이었다 — 그리고 그 조치가 월마트 케이스를 만들었다.
즉 손절이 넓어서 크게 잃던 문제는 손을 댔고, 이번에 드러난 건 그 뒤에 남은 층이다.
남은 것을 순서대로 적으면 이렇다.
- 계측 먼저 — 손절 판정 시각 · 주문 전송 시각 · 체결 시각을 로그에 남긴다.
지금은 "얼마나 늦었나"를 재는 숫자 자체가 없어서, 무엇을 고쳐도 나아졌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. 고치기 전에 재는 게 먼저다.
- 채택 포지션의 손절선 재산정 규칙 — 이미 시가 아래로 내려간 포지션에 하한 규칙을
그대로 적용하면 닿을 수 없는 손절선이 만들어진다. 월마트가 그 결과였다.
- 시간 손절 — 진입 후 N일이 지나도 목표 구간에 못 가면 손익과 무관하게 정리.
보유기간과 손실 크기의 관계가 뚜렷해서 우선순위를 올릴 근거는 충분하다.
- 호가 두께 필터는 마지막. 위 셋을 고친 뒤에도 이탈이 남는지 보고 판단한다.
지금 데이터로는 유동성이 주범이라는 근거가 약하다.
정리
손절 규칙이 있다는 것과 그 규칙대로 잘린다는 것은 다른 얘기였다. 19건 중 9건이 정해 둔 선을 0.5%p 이상 넘겨서 잘렸고, 평균 3.22%p를 더 잃었다.
그리고 원인을 찾아 들어가니 시장 탓이 아니었다. 가장 크게 벌어진 건은 호가가 밀린 게 아니라 우리가 손절선을 옮겨 놓은 결과였고, 9건 중 4건은 스캐너가 고른 종목조차 아니었다. 리스크 관리는 규칙을 정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정한 대로 실행됐는지, 그리고 규칙을 고쳤을 때 무엇이 딸려 오는지 사후에 확인하는 것까지였다.
데이터 근거
- 출처: 자체 시스템의 주문·체결 기록 (
satellite_log.json) - 대상:
fill_type = real,outcome = STOP, 실제 체결가와 손절가가 모두 기록된 19건 - 기간: 2026-04-27 ~ 2026-07-29
- "손절선 대비 체결가" = (실제 체결가 ÷ 청산 시점에 적용된 손절가 − 1) × 100.
손절가가 보유 중 재산정된 건은 재산정된 값을 기준으로 한다(월마트 케이스)
- 손익률은 실제 체결가 기준이며 수수료·세금 미반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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